[긴히지] 메리 크리스마스!
긴히지 전력 60분
제 17회 주제 : 크리스마스 로 참가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하면서 커다란 배를 쓰다듬는 흰 수염이 북실북실한 산타 클로스를 많이들 연상하는데, 물론 크리스마스때 산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대표 인물이긴 하지만, 우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산타의 선물이 가득한 썰매를 이끄는 것, 그것이 루돌프가 하는 일이다. 산타가 없으면 고작해야 뻔하디 뻔하고 준비된 선물을 포장하는 일에서 일손이 하나 줄어드는 것이지만, 루돌프가 없으면 뚱뚱보 영감이 70억이나 되는 지구 인구의 선물을 전해줄 수 있을까? 첫번째 집에서 도둑으로 오해받고 경찰서로 끌려갈 게 뻔하다고.
히지카타는 물고있던 담배를 바닥에 내팽겨 치고도 분에 이기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옆에서 코에 달 우스꽝스런 빨갛고 커다란 구 모양의 장식품을 닦으면서 광을 내던 오키타가 한마디 툭 던졌다.
-꼴사나워요.
물론 히지카타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오키타도 대답을 원한 말이 아니었다는 듯 계속해서 장식품을 닦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답답한 듯 브이(V)자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던 앞머리를 쓸어넘기면서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콘도네 실적은 최하위였다. 아이들의 소원을 제일 적게 이루어주었다는 산타로써도 루돌프로써도 좋지 않은 결과였다. 물론 제일 타격이 큰 것은 산타 콘도였다. 그럼에도 최하위 통보서를 받고 얼굴이 굳어진 두 루돌프를 오히려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다.
-아래라는 것은,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잖아? 왜이렇게들 풀이 죽어 있어? 소고, 토시! 웃으면서 해야지 선물을 받는 아이들도 행복하지 않겠어?
괜찮다는 말을 들어도, 듣는 오키타와 히지카타는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 사람인데, 콘도 이사오에게 폐를 끼쳤다는 생각은 두 사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한사람의 소원도 결단코 그냥 지나갈 수 없다.
...라고 다짐하긴 했지만, 설마 마지막에 커다란 관문이 남아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히지카타는 서로 다른 의미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오키타와 콘도의 시선을 따끔따끔 느끼면서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돌아가자는 콘도의 말에도, 최하위는 분명 탈출했다고 피곤에 지친 오키타의 말에도 굳이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면서 남아있자고 고집을 부린 것은 자신이었다. 그리고 앞에서 울음은 멈추었지만 딸꾹질을 히끅거리면서 하는 요 꼬마 녀석이 콕 집어 자신에게 선물을 달라고 했으니 히지카타 본인이 해결을 해야 했다. 자신 또한 피곤에 무거워진 눈을 한번 감으면서, 일이 이렇게까지 된 짧았던 5분을 되돌아봤다.
마지막 집은 두 아이가 사는 집이었지만 식솔이 세 명 얹어져 있었다. 네 아이가 침대에서 곤히 잠드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콘도 뒤로 히지카타와 오키타가 상자 네개를 들고 각자의 침대 아래에 배치를 했다. 오키타가 굽은 허리를 피면서 희망사항이자 바램을 말한 것 부터가 시작이었다고 히지카타는 생각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확실하게 꼴찌 탈출이네요. 확실해요, 이거는.
-다들 크리스마스때까지 고생해 주었으니까! 오늘은 가서 거하게 마시자고!
-콘도상, 당장 몇시간 안남은 오늘을 술로 보내야 하는건가요… 내일부터 지겹도록 날라오는 소원들을 받기에도 바쁜데요?
-다들 수고했으니까 그런건데…
-그보다, 얘는 조금 간당간당하겠어요?
-엉? 왜?
-소원이 백지여서 대충 흰색 아무거나 준비해 주었는데. 뭐 괜찮겠죠.
-너가 담당한 애였냐… 뭐 넣었는데.
-흰색하면 뭐겠습니까. 당연히 팬티죠.
-뭐?!?!?!?!!? 이런 꼬꼬마한테 팬티를??? 너무 이르잖아!
-주변에 떨궈진 팬티니까 괜찮아요.
-그거 내꺼잖아--!!!!!
-토시, 소고! 목소리가 커!
콘도는 늦었다. 최연소 산타였지만 그는 허점이 많았다. 서로에게 집중하던 세명의 크리스마스 불청객은 앙칼진 목소리에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콘도가 조금만 더 일찍 주의를 주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히지카타는 평소와 다르게 과거를 후회하는 생각으로 빠지게 되었다.
-너희들은 누구야!
하얗고 복실복실한 머리를 한 아이를 중심으로 네명의 아이가 꼭 달라붙으면서 한명의 산타와 두명의 루돌프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중심에 선 아이는 목도를 들고 세사람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미세하게 떨리는 목도의 끝을 힐끔 바라본 히지카타가 소고의 멱살을 놓지 않은 채 콘도에게 물었다.
-콘도상, 어쩌죠?
-어쩌긴 뭐가 어쩝니까? 이제 감봉이죠 뭐.
-여기서 나가!
아까와 다른 목소리. 중심에 선 아이의 위엄있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은 두려워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매년 크리스마스때마다 소수의 팀들이 아이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때를 대비해 팀별로 지급된 기억 소실 총. 한방만 빵 쏘면 크리스마스 하루의 기억이 사라지는 편리하지만 총을 맞는 당사자에게는 미안한 물건이다. 물론 사용한 흔적이 남으면 가차없이 감봉이다. 아이들에게도, 산타와 루돌프에게도 좋지 않은 최후의 수단인 것이다.
-긴쨩, 긴쨩!! 산타다, 해!
-카구라쨩, 긴상 옆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했잖아…!
-정말인데? 망할 아버지는 최근 몇일간 들어오질 않았으니 남은건 산타뿐이잖아?
-어머, 내가 원하던 프라이팬이잖아?
-누님… 그걸로 뭐하시게요.
-다시마 초절임 가드윽!!!
-헤에, 글로브. 진짜 소원대로 선물을 받았어.
-긴쨩은 뭐냐, 해?
곧 머뭇거리던 아이도 조르르 달려가 안경을 쓰고는 선물을 조심스럽게 풀어봤다. 안에 든 목검에 반짝면서 이리저리 살펴보던 모습을 힐끔하고 본 긴토키는 카구라의 물음에 흠칫 놀라더니 입술을 깨물면서 머뭇거렸다. 히지카타도 담배가 고파 얼른 퇴근하고 싶었던지라, 선수를 쳤다.
-너가 긴토키냐? 그럼 넌 아무것도 없어.
-...소원을 안빌었으니까?
-그래.
-히지카타상, 제 이야기는 귓등으로도 안들은 것인가요?
-나올때 팬티 수 확인했다. 정확했어. 어디서 수작질이야.
오키타의 혀 차는 소리에 덜덜 떨리는 손가락을 뒤로 숨긴 채, 히지카타는 긴토키에게 물었다.
-너, 지금이라도 좋으니까 소원 말해봐.
-소원?
-어. 이쪽은 산타니까 들어줄 수 있어. 마지막이라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해.
분명 너무 많아서 일부러 백지로 보냈을리라 하고 생각해 마지막 마디를 덧붙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긴토키가 울먹이면서 말했다.
-내, 내 소원은… 산타도 못들어준다고… 타카스기 그 녀석이 말했단 말이야…
아니 타카스기고 뭐고 그 녀석이 뭐길래 불가능을 말하는거야. 그냥 게임기나 만쥬나 그런거, 대충 말하라고. 히지카타는 출발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핀 담배가 오늘 하루동안 핀 담배의 전부라는 사실이 떠올라 더욱이 담배를 당장 피워야겠다고 합리화를 했다. 하루에 담배를 두 개피 이상은 피우는 게 내 철칙이란 말이다. 방금 만든 철칙을 어떻게든 지켜야겠다는 이상한 다짐은 퇴근 생각으로 뇌를 가득 채웠다.
-지금, 안아줄 수 있는 사람.
아, 히지카타는 루돌프가 되면서 받은 철칙 중 하나를 떠올리고 말았다. 구구절절 좋은 말 뿐이지만, 선대 루돌프들이 써 놓은 장난 가득한 마지막 철칙은 일반인 틈에 섞인 연예인 처럼 혼자 튀었다. 감봉은 미래를 망치며 최하위는 다음생을 망친다. 한마디로 루돌프라 해도 돈이 최고며 감봉되기 싫으면 실적을 어떻게든 내라는 선배들의 장난기 가득한 조언이었다. 당시 신입이었던 히지카타와 오키타는 그 문구를 실컷 비웃으면서 자신들에게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이번 크리스마스때 얼마나 뼈 아프게 다가왔는지, 서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알았다.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그 문구가 두 루돌프를 얼마나 채찍질 했는지 서로가 제일 잘 알았다. 그래서일까, 히지카타는 폭탄을 던지는 콘도를 말리지 못했다.
-그런..!
감동에 눈물까지 글썽이는 콘도에 히지카타는 이게 그렇게까지 감동받을 일인가? 울 정도로? 라고 생각할 정도로 냉정하고 차분하고, 맨정신이었다.
-이리오렴. 산타가 꼭 안아줄께!
-아니, 너 말고.
눈물이 이미 그렁그렁 맺혔는데. 감동 어디갔어. 찬물을 끼얹는 긴토키의 말에 콘도는 무릎을 굽힌 채 팔을 벌린 자세에서 굳어버렸고 오키타는 흥미가 생겼는지 주머니에서 풍선껌을 꺼내다 불기 시작했다. 히지카타는 혹시 몰라 챙겨온 품안의 총을 만지작 거렸다. 이제껏 한번도 쓰지 않은 총이었는데, 작동은 잘 될지 그것이 걱정이었다. 품에 볼록 튀어나온 충을 눈치채지 못한 긴토키가 히지카타를 가리켰다.
-너, 너가 안아주는 게 소원이야.
히지카타는 문득 총 사용과 최하위 실적일 경우 감봉되는 액수를 계산해 보았다. 다 합쳐서 총 40%가 깎였다. 총이 20, 최하위 실적이 20이었다. 기본적으로 20은 깎여나가지만 최하위 실적은 긴토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어떻게든 무마할 수 있었다. 머릿속 계산기 두드림을 마치고나서, 히지카타는 선택지가 하나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원 들어주기. YES OR YES.
회상은 끝났다. 앞과 뒤가 모두 막혔다. 지금 도망간다면 콘도에게 실례일 뿐더러 오키타에게도 평생 놀릴 일이었다. 무엇보다 이 일의 끝에 해야 할 기억 소실을 위한 총이 히지카타에게 있었다. 최대한 준비를 한다고 시간을 끌었지만 이 이상 한다면 모두가 곤란해질 것이라는 걸 알았다. 시간은 계속해서 갔고 세 사람은 크리스마스가 지나기 전 복귀를 해야했고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잠에 들어야 했다. 히지카타는 의도치 않은 금연 22시간에 이르자 손에서 피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저절로 나는것이 아니라 손톱이 너무 새게 파고들어 나는것이라는 건 아까부터 계속 손을 긁고 있었던 결과였다. 서둘러 바지에 피를 닦은 히지카타는 콘도와 비슷하게 다리를 어정쩡하게 굽히고 팔도 어색하게 벌렸다. 팡, 하는 오키타의 풍선껌 소리와 함께 비웃음 소리에 이번에도 사진이 찍힐것이라는 직감에 입술을 꽉 닫으면서 담배 생각과 튀어나올 욕지거리를 있는 힘껏 봉쇄했다.
긴토키는 목도를 든 채로 히지카타에게 안겼다. 달려와 안기는데, 얼굴을 히지카타의 배에 묻어 긴토키의 하얗고 복실한 곱슬머리만이 히지카타 아래서 둥둥 떠다녔다. 오늘은 달이 높게 떴고 그런 달을 구름은 가리지 않았다. 여러집을 거치면서 수백번은 스쳤을 구름은 긴토키의 머리와 다르게 축축하고 차가웠다. 이런 구름이라면, 언제든지 지나갈 생각인데. 히지카타는 손에 닿는 부드러움과 폭신함에 사르르, 녹을 뻔 했다.
-이제 됐지?
오키타의 귀찮고 피곤하고 짜증난다는 그 말에 다시 굳혀졌다. 야, 야 떨어져. 머리 위에 놓았던 손으로 꾹꾹 밀어내자 아직 어린아이라 손쉽게 밀려났다. 부루퉁하게 입을 삐죽 내민 것에 불만이 많아보였다. 그러나 아이들의 소원을 정확하게 들어주었다면 만족하든 만족하지 못하든 실적으로 인정받아 히지카타는 별 생각이 없었다. 임무 완료니까, 너가 아쉬워하든 말든 그건 내 상관 아니야.
이미 받은 선물을 우물거리면서 먹던 아이도, 프라이팬을 휘두르면서 이상한 방법으로 튼튼함을 확인하는 아이도, 글러브를 끼고 잽을 날리던 아이도, 목도를 닦던 아이도, 앞에서 목도를 손이 하얗게 질리도록 잡은 아이도 이제 작별이다. 이미 썰매에 올라탄 오키타와 콘도를 뒤따르던 히지카타는 긴토키를 데리고 앞에 섰다. 다섯명의 아이의 침대가 한줄로 죽 늘어져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가슴에 총을 대고 네 아이를 일직선으로 겨냥한 다음, 방아쇠를 당겼다.
아니, 당기지 못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총을 낚아챈 긴토키에 총은 허공에 쏘아졌고 놀라 힘이 빠진 히지카타를 창문 너머 오키타와 콘도가 타고 있는 썰매로 밀어냈다. 푹신한 의자와 받아주는 콘도의 손의 온도에 정신을 차린 히지카타가 다시 긴토키에게 가 총을 빼앗기 전, 바로 그 직전에 긴토키가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히지카타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일직선으로 세 아이를 통과해 신파치를 마지막으로 파란 빛이 사라졌다. 약속이라도 한 듯 총에 맞고 네 아이는 그대로 쓰러졌다. 창문에 걸친 썰매를 발로 툭 밀고, 긴토키는 순수하고 감정 여린 아이의 표정이 아닌 사악한 미소를 만연히 피우면서 히지카타에게 속삭였다.
-총 돌려받고 싶으면, 내년에도 와서 선물 줘야해요?
창문이 닫히면서 네비가 입력된 퇴근길로 향하는 내내 히지카타는 굴욕감과 분노로, 오키타는 계속해서 찍어둔 동영상 확인에, 콘도는 총이 무엇이냐, 그 아이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한 것이냐 등 질문 폭탄을 던지면서 달을 배경으로 달리는 썰매는 그야말로 난리였다,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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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잠금이 걸리지 않은 창문을 열면서, 히지카타는 한숨을 푹 쉬었다. 방은 깜깜했지만 가만히 숨을 죽인 채 자신에게 다가 올 긴토키가 있는것을 알기에 작게 인사를 했다. 문으로 들어와도 되는데, 굳이 창문으로 들어오라는 고집은 히지카타도 꺾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동정심도 안타까움도 그 어떤 감정도 상대를 향하지 않았음에도 그때와 같은 촉촉한 젖은 눈을 보면 저항할 수 없었다. 죄책감, 갚아야 할 빛, 소원이라고 투덜거린 히지카타의 허리를 꽉 안으면서, 긴토키는 귓가에 속삭였다.
-그거, 사랑이에요.
지랄하고 있네. 팔꿈치로 코를 가격하면서 험한 말을 해도 좋다고 다시 들러붙는 긴토키에 히지카타는 다시 입술을 꾹 짓누를 수 밖에 없었다. 어린 꼬마는 무럭무럭 자라 22살이 되었고 매년 마지막에는 다시 되돌아 올 것을 소원으로 빌었다. 한사람 당 소원을 하나만 빌게 하는 사항을 윗선에 제출해 보았지만 받아들여지는건 최소 100년은 걸린다는 대답에 그날 그 자리에서 두 갑을 한꺼번에 피웠다. 점점 높아지는 수위에 거절을 하고 싶어도 성인인데, 오늘이 히지카타상이랑 만난지 13번째 밤인데, 하면서 히지카타가 좋아하는 부위에 키스를 하는데 거절을 할 수 없었다. 물론 그 말에 오키타는 질색하면서 사흘은 다가오지 말라고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루돌프는 그만두었다. 세 사람은 나란히 다른 부서로 옮겼다. 서류에 파묻혔지만 이전처럼 야근과 강제 금연은 없었다. 그럼에도 히지카타는 1년 중 하루는 특별한 금연을 실행했다. 자신에게 루돌프는 그만하고 다른 관계로 만나고 관계를 맺고 싶다고 울면서 고백한 연인을 위해서였다. 어리고 어린 긴토키에게 반한 것은 꽤나 최근이었다. 하얀 머리와 조그만 몸을 배에 폭 안기면서 웅얼이는 긴토키는 키가 크고 히지카타만해지자 어깨에 파묻고 부비곤 했다. 이때부터였을까, 히지카타는 자신이 없었다. 키가 비슷해져서 눈높이가 맞아서? 체격차이가 은근 차이가 나서? 한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면서 키스를 해서? 사실 뭐든 좋았다. 지금도 귓가에 낮게 속삭이는 이 목소리가, 서로 마주보는 저 못된 짓을 계획한 눈빛이 히지카타에게 마법을 건 것인지도 모른다. 입을 벌리면서 긴토키와 닿기 직전, 히지카타는 루돌프 철칙 제 1번을 떠올렸다.
메리 크리스마스, 기적과 행복을 전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