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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혼

[오키카구] 어항과 가족

우리_은하 2019. 2. 6. 20:17

 

"마미, 마미!!"

 

보드랍고 작은 손이었지만 야토족의 힘은 나이를 불분하고 일반 지구인과 비교가 불가능했다. 소고는 허리도 오지 않은 작은 아이가 문을 힘껏 두드리는 보면서 역시 초인종은 나중에 가르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작은 아이는 초인종까지 닿는데 아마 10 정도는 기달려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어번 두드리면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힘껏 엄마를 부르는 모습이 팔불출 부모였다면 분명 이리저리 각도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도 모자를 귀여움이었다. 하지만 소고는 한손에는 커다란 박스와 이것저것,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현재 문을 부슬 기세로 두드려대는 보드랍고 작은 손을 감싸쥐고 있기에 팔불출이 수는 없었다. 대신 눈으로 열심히 사랑스러운 모습을 열심히 찍어두었다.

 

"-군… 목소리 조금만, 소고?"

 

비몽사몽한 목소리로 여전히 꿈나라를 여행중인 연인이 눈도 제대로 못뜨면서 힘겹게 대문을 열다 조금 높은 눈높이에 있는 저를 발견하면서 눈이 번쩍 뜨이자 소고는 반사적으로 미소를 잔잔히 띄웠다. 그보다도 여전히 제정신이 아닐텐데도 결혼하면서 그렇게 노래를 불러댔던 호칭을 한번에 정확히 불러주는 카구라를 입안에서 곱씹을수록 입술은 멈출 기세 없이 치솟았다. 그런 소고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카구라는 굳이 문을 두드리면서 자고 있는 자신을 깨운 이유를 곧바로 유추하지 못한 그대로 바깥에 세워둔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런 카구라에 말똥말똥 쳐다보던 오키타가 입을 오물거렸다.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상황으로 바꾸기 위한 행동을 생각하는 작고 귀여운 버릇이었다.

 

"엣헴. 마미, 여기는 파피에요. 나는 오군이구요. 우리는 지구에서 왔어요. 여기가 낙양이 맞나요?"

 

오키타만은 존댓말을 가르쳐야 한다고 매일밤 코피를 쏟으면서 예절교육을 하던 신파치의 노력은 헛수고가 아니었다. 나이가 한참 많은 연상들에게도 툭툭 험한 말은 기본이요, 잘못 보면 무례하다고도 느낄 있는 카구라의 말투가 오키타에게도 영향을 많이 끼쳐 앞으로의 지구에서 안좋은 일이 생길 있다면서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신파치 앞에서 코를 파던 카구라와 허리를 조물딱 거리던 오키타는 여전히 찰떡같은 쿵짝으로 간단하게 상황을 종료시켰다. 어차피 고생하는건 신파치 너다, . 알아서 해라, .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제 끝났지? 데리고 나가. 라고 말하는 둘은 부부보다는 여전히 한창인 연인의 느낌이 물씬 났다. 물론 카구라와 소고 누구도 예의바르게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신파치가 죽도록 가르친 오키타는 완벽하지 않았다.

 

"...일단 들어와라, ."

"실례해요~"

"어이, 도에스. 이게 무슨일이냐, ?"

"다시 돌아온거냐… 일단은 맞춰줘. 우리는 여행객, 너는 현지인 컨셉이야."

"뭐…?"

 

집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남의 집에 들어오듯 한번도 가지런히 정리하지 않은 신발을 정리하는 오키타와 소고의 모습에 카구라는 전날 앞에서 반쯤 벗은 문을 열고 들어와 신발장에서 그대로 벗어 던져 한쪽은 뒤집혔고 한쪽은 심부름용 슬리퍼 위에 불량하게 걸쳐있는 자신의 신발을 한번 흘끗 보았다. 자신을 부르는 오키타의 목소리와 두드리는 소리에 편하게 나온거라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인 자신의 발도 한번 봐주었다. 마미! 하고 부르는 오키타의 목소리에 나는 공손할 필요가 없으니까, 라는 생각에 발만 다리에 슥슥 문지르고 후다닥 거실로 들어갔다.

거실에 있는 소파에 나란히 앉은 둘은 카구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키타는 1인용 소파에 카구라에게 앉으라고 손짓을 했고 소고는 한손 가득 들고있던 박스와 봉지들을 주섬주섬 소파 탁자에 풀고 있었다. 박스와 봉지 안의 탐스럽게 빛나는 내용물은 이제 일어나 공복인 카구라의 식욕을 단숨히 돋구어주면서 신호를 즉각적으로 보냈다. 반사적으로 흐르는 닦을 기색도 없이 카구라는 홀린듯 소파에 앉았다.

 

", 이게 뭐냐, 해…?"

"케이크와 에끌레어, 파이, 그리고 마카롱."

"빈손으로 오면 안된다고 파피랑 같이 골랐어요!"

" 케이크는!!!!"

"좋아하잖아? 여기 케이크. 각각 누구에게 물어도 최고라는 답변이 나올 음식들이니까 맛은 보장하지."

 

원하는 반응이 나오자 오키타도 소고도 우쭐해지면서 침을 줄줄 흘리는 카구라에게 듣지도 않을 설명을 줄줄이 했다. 둘이 동시에 떠들어서 원래도 듣지 않을 말이 배로 시끄러워졌지만 갑자기 밀려오는 공복은 모든것을 흘려보냈다. 둘이서 사온 디저트들을 보면서 침을 크게 꼴딱 삼키자 오키타와 소고는 웃으면서 작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예상은 했지만 일단 좋아하니까. 사흘은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먹는 카구라는 문득 에끌레어를 먹고 손가락을 빨면서 둘을 힐끔 쳐다보았다. 무엇인가 위화감을 느꼈는데 갑작스런 여행객 컨셉에 맛있는 간식들에 한눈이 팔려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었다.

 

"근데 꼬라지가 그게 뭐냐, ?"

"꼬라지가 뭐냐, 꼬라지가. 이쁘게 하라고 했지."

"우리는 여행객이에요! 마미를 보려고 반반의 준비를 했지요!"

"반반이 아니고, 만만. 그보다 너가 먹고 있냐."

"그치만! 오군 앞에도 있었는걸요."

 

그사이 마카롱과 파이가 반쯤 줄어들었다는걸 눈치챈 카구라는 입가에 파이를 잔뜩 묻힌 아이를 조금 원망스럽게 쳐다봤다. 제아무리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이지만 먹을것에 관해서는 철저히 교육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실패한 모양이었다. 그런 카구라의 투정이 가득 담긴 눈빛을 오키타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소고는 서둘러 아이의 턱을 잡고 제쪽으로 돌려 입가를 휴지로 꼼꼼하게 닦아주었다. 결혼 전에도, 후에도 카구라의 식탐은 언제나 0순위였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가족이 오키타와 소고에게도 적용되는 순위였다. 전혀 자라지 않은 연인의 눈빛을 혼자 감당해야하는 소고는 카구라가 오키타가 다음에도 자신의 간식을 먹으면 대신 소고가 벌을 받을 것이라는 눈빛으로 바꾸어 보내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야토의 성향도 강한 오키타와 야토 자체인 카구라를 지구인 혼자 감당하기는 너무 벅차다는 생각에 소고는 십년은 옵션으로 늙은 기분이었다.

 

"오군, 간식들은 누구 사준다고 파피랑 샀지?"

"...마미…."

"근데 오군이 먹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마미가, 못먹… 그치만!"

"그치만이 아니지. 오군거는 파피가 다음에 사줄게. 이제까지 마미의 마카롱이랑 파이 먹었으니까 사과도 하고."

 

오그라드는 손을 막기위해 오키타의 손을 꼬옥 잡고 소고는 조곤조곤 아이를 훈계했다. 만족스럽게 미소를 스물스물 피어대는 카구라에 소고는 오키타를 임신하고 애가 둘이라면서 한숨을 카구라가 몽글몽글 생각났다. 자기소개였냐고. 풀죽은 오키타는 손을 꼼지락 거리다 고개를 들지 않고 눈만 살짝 올리면서 카구라를 올려봤다. 소고의 홍안을 더욱 아름답게 물려받은 오키타의 홍안이 눈물이 살짝 맺혀 반짝거렸고 카구라의 동글동글한 눈매를 닮아 더욱 불쌍하게 올려다보면서 카구라의 옷깃을 살짝 잡아당겼다.

 

"마미, 화났나요?"

"파피가 많이 화냈냐, ?"

 

도리도리. 카구라의 머리색을 닮은 부드러운 머리카락들이 작은 머리 위에서 나풀나풀 춤을 추었다. 말랑말랑한 볼을 쿡쿡 찔러주고싶은 충동이 정도이니 화는 풀렸지만 여전히 고개도 못드는 오키타와 뒤에서 엑스자를 크게 만들고는 고개를 흔드는 소고에 카구라는 손을 깍지끼면서 가만히 오키타를 기달려줬다.

 

"미안, 해요…"

 

, 이건 어쩔 없다. 입을 오물거리더니 고개를 들어 카구라의 푸른 눈과 오키타의 홍안이 마주치자 슬금슬금 옆으로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를 하는데, 참을 없을정도로 귀엽고 작은 아이의 물기어린 목소리에 카구라는 이길 자신이 없었다. 오키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는 무릎위에 앉히고 힘껏 껴안아주었다. 목에 둘러지는 작은 온기에 카구라는 부드럽고 말랑한 오키타의 볼에 머리를 마음껏 비볐다. , 일어나보니 없더니 하루종일 둘이 붙어서 오키타의 품에 안기는 느낌이었다. 손을 잡고 거리를 걸어다니는 소고의 모습은 레어한데, 보지 못한게 조금은 아쉬웠다.

 

"오군. 이거 먹어라, ."

"이거, 마미…"

"낙양에서는 지구 음식먹을 없다, . 나중에 지구로 초대해주면 그때는 오군이 울어도 마미가 ~ 먹을거다, ."

"정말이죠, ! 마미!!"

 

, 작고 부드러운 아이의 입술은 역시나 부드러웠다. 고개를 돌려 카구라의 볼에 짧게 뽀뽀를 오키타는 카구라의 무릎 위에서 열심히 에클레어, 마카롱, 파이를 차례대로 먹었다. 동그란 머리를 따라 쓰다듬으면서, 카구라는 소고와 눈을 맞췄다. 어항을 뒤집어쓴 소고의 모습에 마음껏 비웃어주고 싶었지만 잔뜩 풀어진 눈빛으로 오키타와 카구라를 보는 소고에 얄밉게 놀리려던 말이 들어갔다.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 기특하고 잔뜩 귀여워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전투적으로 먹는 오키타의 앞에 케이크를 잘라 놔주었다.

 

" 아이디어냐, ?"

"?"

"이곳이 낙양이라는 오군의 . 오군은 낙양이 뭔지도 모를텐데, 그럼 너밖에 없다, ."

"당연히 나지. , 싫어?"

"좋다싫다로 말할 있는 내용이 아니다, ."

"그럼?"

 

부드러운 이불을 끝까지 덮은 카구라의 눈동자가 데굴데굴 굴러갔다. 한참동안의 침묵끝에 대답을 피하는 것에 코가 잡히고나서야 입을 겨우 카구라가 오키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작게 속삭였다.

 

"...."

"?"

"이익, 너가 생각해줬다는에 감동했다, !"

"어쭈 ?"

"……..소고."

"그렇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가득 머금고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올리려던 카구라의 행동을 막고 그대로 껴안은 오키타가 카구라의 목에 얼굴을 묻고 깊이 숨을 들이마쉬었다. 오늘은 무슨 날이 아니었다. 카구라의 생일도, 결혼기념일도, 오키타의 생일도 아니었다. 그저, 자는 카구라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다 생각난 즉석 아이디어였다. 잠에 취해 헤롱거리는 오키타의 손을 이끌면서 카구라가 좋아할마한 간식들을 하나하나 고르는것도 카구라의 생각만을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오키타의 육아와 이래저래 원래도 바쁜 진선조 일에 치여 온종일 카구라 생각만을 하는 것은 색다른 기분이자 오랜만에 느끼는 느낌에 오키타는 팔이 허전함을 느꼈다. 품에서 부끄럽다고 이리저리 바르작거리는 카구라를 더욱 안으면서 이런 이벤트는 종종할수록 좋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만약 카구라가 행동의 이유를 물어본다면 오키타는 카구라의 작은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면서 이마를 맞대고 작게 말해줄 것이다. 우리는 말이 안되는 행동이 그냥이라는 대답이 나올 관계니까, 이런건 별다른 생각없이 그냥 즐겨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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