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히지] 구봉산
숨길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세계에서 모든것이 부숴지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끌면서 겨우겨우 다다른 곳이다. 새까만 날개를 숨기면서 버틸 기력도, 정신력도 한계에 다다라 한발자국씩 내딛을때마다 떨어지는 새빨간 혈액과 새까만 깃털. 인간세계에 있을때 스치는 소문이 최종적으로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곳에 요괴가 나온데. 새하얀 털을 가진 요괴가 심장을 도려내고 살과 뼈를 발라내서 식신들에게 먹이로 준다고 하더라.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식신뿐만 아니라 요괴가 직접 나서서 홀리게 할 수도 있으니까. 덕분에 인간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까이 가지도 않는 곳,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 곳. 구봉산이다. 봄에는 벚꽃과 온갖 휘향찬란한 꽃들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보는것만으로도 가슴이 ..
은혼
2018. 4. 15.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