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히지 전력 60분 제 17회 주제 : 크리스마스 로 참가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하면서 커다란 배를 쓰다듬는 흰 수염이 북실북실한 산타 클로스를 많이들 연상하는데, 물론 크리스마스때 산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대표 인물이긴 하지만, 우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산타의 선물이 가득한 썰매를 이끄는 것, 그것이 루돌프가 하는 일이다. 산타가 없으면 고작해야 뻔하디 뻔하고 준비된 선물을 포장하는 일에서 일손이 하나 줄어드는 것이지만, 루돌프가 없으면 뚱뚱보 영감이 70억이나 되는 지구 인구의 선물을 전해줄 수 있을까? 첫번째 집에서 도둑으로 오해받고 경찰서로 끌려갈 게 뻔하다고. 히지카타는 물고있던 담배를 바닥에 내팽겨 치고도 분에 이기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옆에서 코에 달 우스꽝스런 빨갛고 커다란 구 모양의..
bgm 있습니다! www.genie.co.kr/Q5PFJ4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었다. 언제나 나보다 한발 앞서서 그 작은 등을 꼿꼿이 펴고는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다. 나 또한 달려가고 있기에 놓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추월할 수도, 잡을 수도 없었다.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울리고 싶어하는 얼굴로 얄미운 표정을 지으면서 약올린다. 한번은 나란히 달린적도 있었다. 서로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작은 얼굴에 주먹을 내리꽃기도, 내 다리에 로우킥을 날리기도 하면서 달렸다. 비밀이지만 반대쪽을 맡긴 기분이라 되게 든든했다. 이게 알려지면 평생 놀림각이다. 조용한 아침이었다. 핸드폰도 잠잠했고 마당에 하루가 멀다하고 울려대는 새소리도 없었다. 시간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오후가 가까워지는 아침인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오늘 하루는 마가 낀 하루였다. 적어도 히지카타 토시로에게는. 소고가 평소와 같이 장난으로 쏜 바주카를 피했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마요네즈가 떨어진것에 두번쩨의 바주카를 피하지 못했다. 벙쪄있는 히지카타를 두고 소고는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래, 여기까지는 그저 운이 조금 없었나 보지, 라고 넘길 수 있었다. 둔소에 쌓여있는 서류가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 넘어왔을 때부터 배가 살살 아팠었다. 배를 붙잡고 방문을 열자 팔에 깁스를 하고 누워있는 콘도가 눈물을 질질짜며 자신을 맞이했다. 배가 아픈 것 뿐만 아니라 두통까지 일어나는 기분에 절로 인상을 찌뿌렸다. 적당한 무시와 공감을 대충 둘러대면서 밀린 서류를 처리했다. 히끅거리면서 오타에에게 거절당한 하루 스토리를 장황하게 펼치던 징징거림이..
오키타 소고는 카구라를 좋아하고 있다. 현재진형행이고, 그가 이 사랑을 그만둘 것이라고는 그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키타도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다. 오키타는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장점, 단점, 강한 부분, 약한 부분, 좋아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상태까지. 그는 물이 가득 찬 물병이었다. 물이 넘쳐 흐르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서류 작업을 자처한 이유였다. 펜을 휘갈기던 오키타는 그대로 책상으로 엎어졌다. 아침 회의 때 한동안은 순찰보다는 서류 작업을 하면 안되겠냐는 문의는 잠시 회의를 침묵으로 빠트리는데 충분했다. 잠시 뒤 정상으로 돌아온 분위기에 오키타의 의견은 통과되었지만, 회의 후 대원들의 수근거림은 어떻게 되지 못했다. 아무런 이유를 말하지 않았지만..
아, 날씨가 너무 좋다. 걸어가면서 생각하는건 너무나도 태평했다. 사실은 속은 타들어갈 듯이 초조하고 혼잡한데, 날씨는 눈치도 없이 좋기만 하다. 자박자박 발에 치이는 모래들도 오늘만큼은 커다란 돌덩어리가 되어 나아가는 길을 막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돌덩어리도 너의 앞에서는 어린아이가 가지고 놀 듯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러다 문득 어느날 보았던 너의 뒷모습이 생각이 났다. 보라색 우산은 무거울 뿐만 아니라 크기도 커서, 아니 여기서는 너가 너무 작아서라고 하는게 더 맞는 걸까, 어쨌든 익숙한 물건에 시선을 뺏겨 잠시 발걸음을 멈춘 적이 있었다. 분명 말을 걸면 유치한 싸움으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일이었다. 아니 너와 내가 만나서 평화롭게 끝난 적이 있을까. 그런 날은 이쪽에서 사양이다. ..
오키카구 전력 안개가 자욱한 숲속이었다. 오키타는 후드를 푹 눌러쓰고 빠르게 발을 놀리고 있었다. 손에 든 묵직한 비닐봉지를 내동댕이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콘도 이사오가 감기에 걸렸다. 안개 속에서 본 너는 환상일까. 사실 오키타는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두시간 전 야마자키와 히지카타가 출발했고, 자신은 맡은 임무의 마무리 때문에 출발이 늦은 것이었다. 히지카타의 성격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챙겼을 것이다. 빈손으로 떨렁떨렁 가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지만 무려 콘도 이사오의 병문안이다. 대해엽을 넘어서라도 그가 무사한지 확인을 해야 적성이 풀리기 때문에 3일 철야에도 오키타는 빠른 걸음으로 콘도에게 가고 있었다. 콘도가 머무는 곳은 오에도 병원이 아니었다. 마침 지나가던 ..
사카타 긴토키, 23살의 달릴거 달린 건장한 남자. 본업은 게이작가. 덤으로 취미는 여장. 계기는 사소했다. 옆집 꼬맹이 카구라를 봐주던 어느날, 평소보다도 더 심하게 엄마를 찾는 카구라에 애를 먹고 있었다. 마-미!!!!! 카구라, 울지마, 응? 간장계란밥 해 줄까? 사다하루랑 산책 갈까? 응? 응?? 마-미이!!!!!!!!! 카구라아… 점점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붙들고 이 일을 맡은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세명의 아이들이 한집에서 사는 은혼아파트 1010호는 조금 특별했다. 천애고아 긴토키와 가족 모두 질병으로 고아가 된 카츠라, 집과 의절하고 홈리스가 된 타카스기를 주워준 것은 고등학교 교사 쇼요였다. 법적란에 세 아이의 아버지를 자처한 쇼요는 사카모토 가의 도움으로 호적에 올리고 집도 받게 되었다. ..
오키카구 전력 [처음] 높은 터미널의 불빛은 새벽이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각에도 여전히 환하게 에도를 비춘다. 아래로 보이는 반짝반짝한 불빛이 작은 전구들이 모여 서로 뽐내는 것 같아 사람들은 '늦게 자는 새만이 볼 수 있는 벌레'라고 우스갯소리로 말을 하곤 한다.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네. 카구라는 푸흐, 하고 웃으며 야경에 눈을 떼지 못한다. 자상 30층의 별 네개짜리 호텔. 그곳의 스위트룸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그 누구보다 높이 나는 새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구분이 되지 않지만, 눈을 가늘게 뜨면서까지 카부키쵸 거리를 찾는다. 가장 화려하고 가장 눈에 띄는, "뭐하냐?" 꾸물꾸물, 희고 폭신한 이불을 잔뜩 둘둘 말고서는 비척비척 걸어와 카구라의 머리에 턱을 꾹 누르면서 오키타 소고는 퉁명스럽게..
Kiss me on the mouth and set me free But please don't bite 뱀파이어 긴 X 인간 히지 어이, 해결사. 히지카타 토시로가 해결사 사무소의 문을 두드린 건 늦은 저녁이었다. 오후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 1시간 전 쯤 신파치는 퇴근해 사무소에 없고 티비를 보던 카구라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 긴토키가 자라고 등을 떠밀고도 2-30분은 남을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남은 시간동안 긴토키는 점프를 느긋하게 다시 읽던가 손톱발톱을 정리하던가 무료하게 티비를 보고 있을 터였다. 방금 히지카타가 문을 두드리면서 평범했던 일상이 산산조각이 나긴 했다. 뭐 어쩔 수 없지. 머리를 한번 긁어주고는 천천히 문앞에 가 문을 열어주었다. 늦은 시각에 해결사로 찾아오는 히지카타는 언제..
*늉뉴님께서 주최하신 오키카구 커플소재 100제에 87. 가르쳐줄께 에 참여한 키로 입니다! *주최자님 참여해주신 모든 존잘님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학기에 가장 귀찮고 싫은 일이 무엇이냐 하면 오키타 소고는 단연컨데 동아리 홍보라고 답할 것이다. 이제 막 2학년이 되어 3학년들은 대거 은퇴하고 남은 부원이라고는 꼴랑 넷. 모두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고 의욕이 넘치지만 동아리 홍보를 앞두고는 시들시들 의욕이 증발해버렸다. 그것도 그럴것이 동아리 홍보라 하면 동아리를 홍보할 포스터 제작, 틈틈히 복도에서 신입생을 붙잡고 홍보하기, 반을 돌면서 본격적으로 동아리 홍보하기 등등 귀찮고 기피하는 일만 있는 것이다. 작년 소고가 속한 천문학 동아리는 1-K반에만 들어가 부원을 뽑았다. 이번 신입생 홍보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