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복도를 울리는 구두 소리에 폭신한 귀가 쫑긋 올라갔다. 열심히 굴리던 큐브를 내동댕이 치고 후다닥 달려가 통유리에 몸을 바싹 기대서 통로 끝을 유심히 관찰한다. 쉴새없이 흔들리는 꼬리는 곧이어 코너에서 모습을 드러낸 연구원에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힘차게 바람을 일으켰다. 연구원의 움직임에 맞춰 똑같이 움직여 통유리 바로 옆에 위치한 철문 앞에 자리를 잡았다. 여전히 쉴새없이 붕붕거리는 꼬리를 주체하지 못한 채, 철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연구원에게 달려들었다. “실험번호 245985번, 장기검진 시간이다, 해.” 차갑고 냉정하고 귀찮다는 말투이지만 실험체는 연구원이 오는 이 시간만을 기달렸다. 앉아, 라고 명령하는 연구원의 말에도 고분고분 침대에 걸터앉자 실험체 앞에 무릎을 꿇은 연..
오키카구 화이트데이 합작에 참여한 키로입니다!!! 존잘님들의 쩌는 글과 그림과 만화는 아래의 링크에서 즐겨주세요!! 5파트를 나누었을뿐 별다른 수정은 없습니다. 주최자님 참여해주신 모든 존잘님들 수고하셨습니다ㅠㅠ 그리고 감사해요ㅠㅠㅠㅠ(행복 갓합작주소: https://m.blog.naver.com/ah_oh5/221487915405 1. 나는 잘 알고 있다. 정확히 한달 전, 네가 받은 산더미처럼 쌓인 초콜렛들을. 너의 취향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길가를 조금만 걸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흔하디 흔하고 달디 단 초콜렛들이 하나둘씩 차곡차곡 쌓여 너의 책상은 나무젓가락 하나도 세우지 못할 정도로 꽉 찼다. 무표정하게,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준비해온 봉투에 초콜릿들을 쓸어담은 너는 조례 1분전 여유롭게..
"마미, 마미!!" 보드랍고 작은 손이었지만 야토족의 힘은 나이를 불분하고 일반 지구인과 비교가 불가능했다. 소고는 제 허리도 오지 않은 작은 아이가 문을 힘껏 두드리는 걸 보면서 역시 초인종은 나중에 가르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작은 제 아이는 초인종까지 닿는데 아마 10년 정도는 기달려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어번 두드리면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힘껏 제 엄마를 부르는 모습이 팔불출 부모였다면 분명 이리저리 각도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도 모자를 귀여움이었다. 하지만 소고는 한손에는 커다란 박스와 이것저것,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현재 문을 부슬 기세로 두드려대는 보드랍고 작은 손을 감싸쥐고 있기에 팔불출이 될 수는 없었다. 대신 두 눈으로 열심히 사랑스러운 모습을 열심히 찍어두었다. "오-군…..